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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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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2-06-14 01:15:14  (조회수: 3534)
이 름    admin
제 목    아직도 이런일이!


  얼마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야심작 '춘향뎐'이란 영화를 소개하는 팜플릿의 표지에는 기가막힌 사진이 실려있다.  '새천년의 새영화'라는 부제를 달아놓은 '춘향뎐' 소개 팜플릿에는 주연 여배우(이효정)와 주연 남자배우(조승우)가 상반신을 벗고 노는 장면인데, 춘향이는 거문고를 타고 있다.

  이 사진에서 춘향이 타고 있는 거문고라는 악기는 오른손에 - 대나무 젓가락 같이 생긴 - 술대를 잡고 술대로 줄을 퉁겨서 연주를 하는 우리의 전통 악기다.

  문제는 이 사진에서 춘향이는 분명히 거문고를 무릎에 놓고 연주를 하는데, 마치 가야금을 연주하듯이 연주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물론 술대도 잡지 않은 손으로,  마치 가야금 줄을 뜯듯이 줄을 퉁기고 있다. 이것은 전통에 무지한 사람이 저지른 명백한 실수다. 사실 춘향이는 퇴기 월매의 딸이고, 기방에서 기녀들이 즐겨 연주하던 악기는 가야금이었다. 거문고는 백악지장(百樂之丈)이라고 해서 주로 선비들이 즐겨 연주하던 악기였다.

'춘향뎐'을 찍던 사람중에는 필자와도 친분이 있는 방자역의 김학용씨도 있다. 그는 현재 국립창극단의 단원이기도하며, 오래 동안 우리음악을 전공하고 가르치고 있는 전문가이다. 그러니 이들이 이런 명백한 실수를 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팜플릿이 영화의 한 장면을 가지고 만든 것인지, 따로 찍은 사진인지는 영화를 보지 못해 아직은 알 수 없다. 실제 영화 장면 중에서 이런 실수가 있었다면, 이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TV 드라마에서도 우리 문화에 무지한 이런 종류의 실수들이 많이 목격된다. 특히 차생활을 오래 동안 하고 있는 필자의 눈에는 녹차 다기 세트와 관련된 소품의 실수가 많이 보인다. 예를 들면, (1) 식탁이나 탁자 위에 다기 세트의 배열이 잘못된 경우, (2) 탁자에 녹차용 다기 세트를 배열해놓고 정작 주인공들은 작고 아담한 크기의 녹차 잔이 아닌 크고 둔탁한 쌍화차 잔같은 것을 들고 차를 마시고 있거나, (3) 녹차의 등급에 따라 물의 온도를 조절하기 위한 '물식힘 그릇'(숙우)이 탁자 위에 배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끓는 물을 탕관에 그대로 붓는 경우, (4) 차를 따르는 순서가 전혀 맞지 않는 경우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 차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드라마에서 우리 차 특히 녹차를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런 실수들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소설가가 조선 전기를 무대로 역사소설을 썼다. 이 소설에서 한 도적떼가 주막집에 둘러않아 막걸리를 마시면서 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막걸리에 풋고추.  우리들에게 너무도 자연스런 이런 장면 묘사가 역사적으로는 거짓이라는 것이다. 곧, 고추는 임진왜란이후에야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때문에, 조선 전기를 무대로 한 그 소설에서는 고추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비슷한 오류는 어린이 동화에서도 보인다. 우리는 동화에서 '아주 오랜 과거'를 표현할 때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라는 문구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담배라는 것도 임진왜란 이후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이란 아무리 오래 되어도 500년도 안된 이야기인 것이다.

천하의 임권택 감독이 '새천년의 새영화'를 만들면서 거문고를 가야금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즉시 교정되지 않고 홍보용 팜플릿을 통해서 배포되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다. 언제쯤이나 이런 실수가 저질러지지 않을 정도로 우리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보편적인 것이 될까? '춘향뎐'을 꼭 보러가야겠다. 영화 장면에서도 그런지. 또 다른 장면들도 열심히 잘 살펴봐야겠다. 혹시 '버선'을 '장갑'이라고 끼고 있는 장면은 없는지........

-- 우실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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