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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2-06-16 23:03:51  (조회수: 6214)
이 름    admin
제 목    6. <시민의 신문> "조선왕조실록과 사고전서"


6. .  {조선왕조실록}과 {사고전서(四庫全書)}

  몇 해 전 한국에서 {조선왕조실록}이 씨디(CD)로 나왔었다. 처음 나왔을 때 한 질의 가격은 600만원이었고 개인이 구입하기에는 너무나 비싼 금액이었다.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 엄청난 가격 때문에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서 각 대학 주변에서 불법복제판이 15만원정도에 나돌았고, 몇 달 지나니 8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많은 대학원생들과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 때를 놓치지 않았고, 필자도 한 질을 구입했다.

  당시에 불법복제판을 사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죄책감도 들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얼마 후 씨디를 만든 회사에서도 이런 사정을 알았는지, 불법복제판을 가져오면 정품을 35만원에 판다고 해서 그 죄책감을 떨어버릴 수 있었다. 당시에 나는 {조선왕조실록}을 씨디롬에 담은 역사적이고 중요한 일을 왜 일반 기업에 맡겼는지 답답한 느낌이었다. 이런 일들이야말로 국가에서 맡아서 작업하고, 그 결과물은 연구자들에게 싸게 보급해야하지 않았을까?

  우리 나라에서도 불법복제 문제가 아직도 심각하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더 심하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불법복제품이 거의 단속되지 않고 판매되고 있다. 한국과 다른 것은, 중국에서는 씨디의 내용에 관계없이 무조건 한 장에 인민폐 5원(우리 돈 750원정도)정도에 팔린다는 것이다. '윈도우 2000'도 5원이고 인기가수의 노래 씨디도 5원이다. 물론 '브이씨디(VCD)'와 '디브이디(DVD)'도 가격에는 구별이 없다. 심지어 도매시장에서는 씨디의 내용에 관계없이 '한 근(500g)' 단위로 파는 곳도 있다.

  필자도 지난주에 심양의 전자상가라고 할 수 있는 싼하오지에(三好街)에서 씨디로 만든  {사고전서(四庫全書)}와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을 샀다. {사고전서}는 중국 5000년의 역사에서 기록으로 남아 있는 거의 모든 문헌들을 청나라 때인 1773년에 집대성한 것이다. 이 {사고전서}에는 총 3천 4백만여 종, 7만 9천여 권, 3만 6천여 책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사고전서}를 만들 당시에 청나라에서는 3천 800여명의 학자를 북경에 상주시켜 10년 동안 작업을 하게 했던 역작인 것이다.

  이 거대한 {사고전서}를 1997년에 150장의 씨디에 담아낸 것이 { 사고전서 원문 전자판}이다. 원서의 풍미를 잃지 않게 도상(圖像)입력방식을 택했지만, 필요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검색이 가능하다. 실제로 {사고전서} 하나면  중국 5000년 역사에서 만들어진 모든 고적들을 다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엄청나 규모의 도서관 하나를 전용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고전서}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고금도서집성}도 만만한 것이 아니다. {고금도서집성}은 고대로부터 명말청초(明末淸初)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을 수록한 총 1만 권으로 이루어진  현존하는 중국 최대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씨디 28장에 담긴 {고금도서집성}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의 5배가 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 거대한 작업을 국가 사업으로 완성해낸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학자들이 동원되었을 것이고 엄청난 예산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돈으로 환산하기에도 미안한 이 거대한 보물들이 영화 씨디나 노래 씨디와 같이 헐값에 팔리고 있다. 더우기 이처럼 여러 장으로 구성된 전집류는 한질 단위로 팔기 때문에 노래 씨디보다 더 싼 장 당 4-3원 정도에 판매된다. 필자가 흥정 끝에 구매한 가격은 씨디 150장의 {사고전서}가 인민폐 650위엔, 28장의 {고금도서집성}은 인민폐 75위엔이었다. 씨디 한 장에 인민폐 3위엔(우리 돈 450원)정도의 가격이다.

   물론 {사고전서}를 650위엔에 사는 것도 1500위엔 안팎의 월급을 받는 중국학자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정도 가격이면 필요한 연구자들은 조금 무리해서라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사고전서}와 {고금도서집성}을 짊어지고 돌아오는 길은 참으로 미묘한 기분이었다. 7만 9천 권의 고서를 간직하게 되었다는 기쁨과 불법복제품을 산 것에 대한 조금의(?) 죄책감이 검음마다 교차되었기 때문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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