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누리홈 우실하 소개 전통찻집 가온누리 일죽화랑 가온누리 사랑방 일반자료실, 사진과 각종 자료 저서안내 논문안내 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고대사 사진자료 삼태극 사진자료 태양조 사진자료

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Total : 187, 9 / 10 pages login join  

날 짜    2002-06-16 23:00:36  (조회수: 4242)
이 름    admin
제 목    3. <시민의 신문> 2001.3.19, "중국의 인간시장"


3. 중국의 <인간시장>  

  '코리아 타운'이 있는 심양의 서탑(西塔) 지역 인근 시장통에는 매일 새벽 '인간시장' 혹은 '인력시장'이 선다. 아침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모여드는데, 일을 구하는 사람은 철책으로 막혀있는 우리(?) 같은 곳에 1원씩을 내고 들어가 있다. 일할 사람을 구하는 사람은 1원을 내고 그곳에 들어가 마음에 드는 사람들과 흥정을 벌인다. 이들이 낸 돈은 인간시장을 관리하는 공안(公安: 우리의 경찰에 해당한다)의 몫이다.

  이곳에는 일당을 원하는 막노동자나 파출부에서부터 장기적인 사무직을 원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보통 한 사람을 일당으로 고용할 경우에는 50원정도 주면 된다. 한 달을 계약할 경우에는 400-800원 정도에 흥정을 한다. 심양에서 장사를 하는 식당이나 작은 회사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사람을 구한다.

  심양은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 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동북 3성 각지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오는 사람들로 '인간 시장'은 매일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서탑 지역은 간판들이 거의 한글로 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인이 밀집되어 있는 '코리아 타운'이어서 '인간시장'에도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보인다.  

  중국 인간시장에서 구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 나라와 다른 점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나는 구직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와는 달리 너무나 당당한 모습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가 무엇보다 놀란 것은, 사회주의 사회에서 노동력을 자본으로 사는 인간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였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와 가장 다른 점은 인간의 노동력을 자본으로 마음대로 사는 행위일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자본주의와 똑같은 식으로 노동력이 팔리고 있다.

  개방화이전 중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에게 직장을 안배해주었고,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들은 전공을 감안해서 직장이 안배되었다. 대학졸업자들의 경우에는 몇 해전까지도 국가에서 정해주는 직장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학졸업자들도 직장이 안배되지 않고 스스로 직장을 찾아야한다. 사정이 이러니 현재의 중국 대졸자들의 진로도 천차만별이 되었다. 영어나 기타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외국회사에 취직된 이들은 일반인 월급의 3-4배에 해당하는 월급을 받고있는 반면에 직장을 구하지 못한 대졸 실업자들도 많다.

  사실 중국에서 개방화가 시작된 이후, 개방화된 지역에 오는 자본주의 세계의 사람들은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이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자본주의와 똑같다. 월급도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실업자들도 많다. 유흥업소에는 팁을 받아 생활하는 여성들이 있고, 2차 3차로 몸을 팔아 돈을 엄청나게 버는 여성들도 있다. 유흥가에는 서양의 마피아와 같이 폭력을 휘두르면서 먹고사는 조직들도 있다. 현재의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는 것은 쉽지가 않다.

중국의 인간시장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중국식으로 접합시키고 있는 과정적인 모습을 아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인간시장에 나와 있는 사람들은 너무나 당당하고 말끔하게 차려입고 있다. 이들은 직업의 귀천을 의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데 길들여져 있고, 개방화되면서 자신의 노동력을 당당하게 판다고 생각한다. 또한 직업이 없는 것에 대해서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중국의 개방화가 조금 더 진행되고 빈부의 격차가 더 커지기 시작하고 월급의 차이로 인한 직업의 귀천이 구조화되면 이들의 '당당한 모습'이 변할지도 모른다.

  중국은 현재 빈부의 격차가 심각할 정도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의 인간시장에서 보이는 구직자들의 당당함은 모든 직장이 안배되던 과거의 습성과 직업관이 아직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고 중국인들이 자본의 횡포를 몸으로 느끼게 되는 그 때에도, 그 당당한 모습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아니,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인간 자체가 평가받는 자본주의의 못된 버릇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당당함을 잃지 않도록 무언가가 수정되어야하는 것은 아닐까? (끝)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목록보기 답변달기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copyright © 1989-2006 가온누리. All rights are reserved.
admin 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