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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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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2-06-16 22:58:23  (조회수: 5442)
이 름    admin
제 목    커지는 중국의 빈부격차


커지는 중국의 빈부 격차

개방화이후 중국에서는 사회주의 국가답지 않게 빈부의 격차가 커져가고 있다. 이곳 심양 거리에도 벤츠, 아우디, 베엠베 등 고급 승용차들이 하나 건너 하나씩 보일 정도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이들 고급 차들은 인민폐로 약 70-80만원정도로 매우 비싼 편이다. 여기에다 각종 세금을 포함하면 적어도 평균적으로 약 100만원(인민폐)은 있어야 이런 차들을 몰 수 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1억 4000만원정도다.

  현재 중국에서 일반 사람들의 월급이 인민폐 500∼1000원정도 이고 대학교수의 월급도 1000원 안팎이다. 물론 외국 회사에서 근무하는 전문직 사원들의 경우에는 2000∼3000원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은 예외적일 뿐이다. 예를 들어, 내가 있는 요녕대학 외사처장(부총장급)의 월급이 약 1200원 내외라고 하는 것을 직접 들은 적이 있다. 월 1000원을 받는 사람이 고급 차를 사려면 100년치 월급을 모아야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고급 차는 우리 돈으로 1억원정도 하는데, 이는 200만원을 받는 회사원들의 5년치 월급에 해당하는 것이다. 5년과 100년의 차이는 엄청난 것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고급 차를 모는 사람들은 돈이 많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고 보면  정상적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고급 차를 모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비싼 고급 차를 몰 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개방이후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이나 부정으로 축재한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고급 관리들의 대규모 부정축재는 중국 정부에서도 엄하게 다스리고 있다. TV뉴스에는 이런 부정축재자들에게 사형이 구형되었다는 소식이 종종 전해지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극형으로 다스리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아직은 고급 차를 모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빈부의 격차에 대해서 느끼는 불만은 크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경제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자본주의에 가깝게 변해버린 중국에서 커지는 빈부격차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점은 사회학자인 필자에게는 무척 흥미로운 주제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두 방향에서 빈부격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인다. 첫째는 개방화가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잘살게 된 동부해안지역과 전통적인 농촌사회를 유지하며 개방화의 혜택을 보지 못한 서부내륙지역 사이의 빈부격차다. 동부와 서부간의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에서는 올해 초부터 강력하게 '서부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서부지역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에게는 엄청난 혜택을 주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물류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상의 낭비가 많은 서부 내륙에 공장을 지을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둘째는 개방화된 동부해안지역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의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강구되는 것 같지 않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는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든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사회든 '자유'와 '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는 사회는 없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은 '두 마리의 토끼'와 같아서, 자유를 잡으면  평등을 놓치고 평등을 잡으면 자유를 놓치는 그런 관계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인간의 노력은 지난 수 백년 동안 다양한 사회사상을 토대로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유로운 경쟁으로 인한 사유재산의 축적을 인정하기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라는 고질적인 병폐를 내재적으로 지니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자본주의 국가들은 의료보험, 의무교육 등 각종 사회보장정책 - 이것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적인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 을 수용하여 기본적인 평등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것이 수정자본주의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富)가 대물림되는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의 부정적 모습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富)가 대물림되는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은 어떤 사회 어떤 체제에서도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중국이 공산혁명을 할 당시에는 불평등한 봉건적 사회질서를 거부하고 평등한 사회를 가꾸겠다는 신명에 불타있었다. 평등한 사회를 이룬지 50년! 개방화를 계기로 다시 불평등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중국은 개방화 이후에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학생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서 질문을 해보니, " 몇 사람이 큰돈을 벌어서 잘살고 그 덕택으로 여러 사람들이 지금보다 경제수준이 나아지면 되는 것 아니냐?"고 대답한다. 이것은 자본의 속성을 모르는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다. 사람들이 굶어죽어 가는 절대빈곤의 상황이 아니라면, 빈부의 문제는 언제나 상대적인 문제이다. 곧 평균적으로 아무리 잘 살아도 '상대적 박탈감'(相對的 剝脫感)으로 인한 빈부격차의 모순과 불만은 상존(常存)하기 마련이다.

  필자가 보기에 현재의 속도로 중국의 빈부격차가 벌어질 경우, 10년 이내에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한 불만은 고조될 것이다. 이런 문제는 사유재산을 인정한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서 예외 없이 겪었고 또 현재도 겪고있는 문제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불만이 고조되었을 때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은 세계역사가 입증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현재의 공산국가인 중국에서 다시 한번 '또 다른 의미의' 공산혁명(?)이 일어날 때까지 그대로 기다릴 것인가?        

   과연 중국은 개방화 이후에 벌어지고 있는 빈부격차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중국 정부에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아직은 필자에게 보이지 않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이자 가장 취약한 아킬레스근인 빈익빈 부익부 문제에 대한 속시원한 해답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아직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제까지 서구사회에서 기울여온 노력은 사회주의적인 사회보장정책을 강화하여 기본적인 불평등을 줄여주는 정도에 불과했다. 이제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자본주의를 접목하고자 하는 중국이 똑같은 문제에 봉착하게된다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것인가? 필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풀리지 않고 있는 이 문제가 의외로 중국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풀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회주의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인간이 바라는 행복한 미래사회란 평등, 자유, 인권 등이 보장되는 사회일 것이다. 사회주의에서 출발해서 자본주의의 장점을 흡수하는 것이나, 자본주의에서 출발해서 사회주의의 장점을 흡수하는 것이나 결국은 먼 미래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인간이 꿈꾸는 그 미래사회는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릴지도 모른다. 그 이름 모를 미래사회의 희망을 위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끊임없이 사회제도를 보완 수정하고 있고, 이제 중국도 개방화 이후 적극적으로 그런 보완과 수정을 시작한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언제까지나 '두 마리의 토끼'로 남을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나온다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사이의 벽은 너무도 간단히 너무도 빠른 시간 안에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해결의 희망이 서구사회보다는 오히려 중국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그 희망의 실마리가 보이지는 않고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심화되고 있다. 과연 중국에서는 어떤 보완과 수정을 거처서 인류의 희망에 답할 것인가?

              --------2000.12.2일 요녕대에서 일죽 우실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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