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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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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2-06-16 22:57:50  (조회수: 4854)
이 름    admin
제 목    중국의 대학(2)


중국의 대학(2)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중국 TV를 보는 시간이 많다. 대부분의 한자를 읽을 수 있고 뜻도 알 수 있지만 중국식의 발음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발음공부를 하기 위해서 자막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중국은 워낙 땅이 넓어서 방언이 매우 심하고, 남방 사람들의 말을 북방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가 없을 정도다. 방송에서는 북경어 중심의 표준말인 보통화(普通話)를 사용하는데, 발음이 전혀 다른 지역 사람들을 위해서 자막을 넣은 프로그램들이 많다.

중국에는 성마다 TV방송국이 몇 개씩 있고, 큰 도시에는 자체의 TV방송국도 몇 개씩 있어서 TV방송국이 굉장히 많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 먼 지역의 방송은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20∼30여 개의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심양시의 경우를 예로 들면, (1) 우선 심양시 자체의 TV방송국이 5개 채널(심양TV1∼5) 유선방송이 2개 채널(심양유선TV1∼2)이 있으며, (2)심양시가 속해있는 요녕성의 TV방송국이 2개 채널(요녕TV1∼2) 요녕교육방송 1개 채널, (3) 중국중앙방송국인 CCTV가 8개 채널(CCTV1∼8), (4) 기타 각 성의 TV방송국이 9개(사천, 청해, 광동, 귀주, 안휘, 절강......) 등 모두 27개의 TV방송 채널이 잡힌다.

  여유가 있어서 위성안테나를 설치하면 한국은 물론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태리 CNN 등 세계 각국의 위성TV를 볼 수 있다. 수많은 TV채널에서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고, 특히 세계적인 다큐멘타리 프로그램들과 영화가 수입되어 방영되는 것이 많다.    

  현대사회에서 TV는 단순한 오락기구가 아니라 전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의 흐름과 최신 정보를 습득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창구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중국 대학생들은 이런 TV의 유용성과 혜택에서 멀리 떨어져있다. 중국의 대학생들은 99%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그 기숙사에는 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몇 몇 선진적인 대학에는 강당 같은 곳에 TV를 설치하여 단체로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그렇지 못하다.

  내가 있는 요녕대학에는 학생들이 밥을 먹는 대형 식당에 TV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학생식당은 한국과는 달리 식사시간(아침, 점심, 저녁)에만 문을 열고 평소에는 닿혀있다. 그러니 학생들은 TV보다는 라디오에 더 친근하고, 기숙사에서는 대부분 라디오를 통해서 뉴스나 정보를 접한다. 심지어 올해에 시드니올림픽이 열릴 때에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라디오를 통해서 경기 소식을 듣거나 중계방송을 청취하는 실정이다.
  
  대학생들은 빠른 속도로 정보를 습득할 필요가 있고, 또 빠른 속도로 최신의 정보들을 접해야 미래의 정보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들은 모두 전세계의 최신 정보를 접하기 원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통로가 제도적으로 차단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좋은 다큐멘타리 한 편은 책 몇 권보다 나은 정보를 전달해준다. 그러나 현재의 중국 대학생들은 이런 문명의 이기에서 제도적으로 차단되어 있는 것이다. 그들을 가르치는 나로서는 참으로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중국 대학생들의 대부분은 아직 자신의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있다고 하더라도 집에 있기 때문에 기숙사 생활을 해야하는 그들로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근처의 PC방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고, 그 숫자가 급속히 늘고는 있지만 아직은 많지 않다. 인터넷의 사용이 불편한데다가 TV를 통한 정보습득도 용이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사람으로 교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요녕대학은 중국의 100대 대학에 들어가는 국가 중점대학이지만, 기숙사에 TV가 없는 것은 물론 학생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시설이 없다. 시간당 2원(인민폐)를 내고 사용할 수 있는 PC가 준비된 곳이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도서관마저도 저녁 10시면 불을 끄고, 학생들의 기숙사도 10시 30분이면 모든 전등이 꺼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보화 시대에 늦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에서도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대학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닌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1) 우선적으로 기숙사에 TV를 보급하고, (2) 기숙사 건물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PC방을 만들고, (3) 가능하다면 기숙사와 도서관을 24시간 개방하는 것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TV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량은 엄청나다. 또한 인터넷은 컴퓨터를 전공하는 소수학생들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하는 필수적인 것이 되어가고 있다. 위에서 제시한 몇 몇 조치들이 빠른 시간 안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행되지 않으면 중국 대학생들의 정보화 수준은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중국의 전체적인 국가경쟁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00.11.27일 요녕대에서 일죽 우실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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