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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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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4-10-11 18:11:54  (조회수: 7323)
이 름    우실하
Homepage    http://www.gaonnuri.co.kr
제 목    개보다 못한 인간들(?)


<개보다 못한 인간들(?)>
                                  우 실 하 (2004.10.11.시사문화편치)

1. 인간성을 판단하는 최저 기준 '개'

  우리의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인간성을 판단하는 최저 기준이 '개'라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다.  첫째, 인간으로 턱걸이를 하고 있는 최소한의 인간성을 지닌 사람을 우리는 '개같은 놈'이라고 부른다. 둘째, 최소한의 인간성 마저도 지니지 못한 인간 이하의 사람을 우리는 '개만도 못한 놈'이라고 부른다.  
  아마로 유목 생활 시대나 농경 생활 시대를 거치면서 가장 가깝게 지내던 동물이 '개'였던 까닭에, 인간 생활의 주변에서 항상 인간성을 판단하는 최저 기준이 되었을 것이다.

2. 하루에 65만원하는 '개 호텔(?)'

  서양인들이 애완견을 좋아하는 것은 잘 알려진 것이다. 유럽의 개 친화적 호텔체인 <Bello Welcome>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서양인들의 이런 유난스런 '개 사랑'을 풍자한 아래와 같은 유머가 실려 있다고 한다.  'Bello'는 독일어로 멍멍 짖는 것을 뜻한다.

   창세기 첫날 하느님께서는 개를 만드셨고,
   이튿날 개를 돌볼 인간을 빚었다.
   셋째 날 개 먹이 감으로 온갖 생물을 만들고,
   넷째 날  이 온갖 생물들을 가지고 개 먹이를  장만하는 일을 인간에게 가르쳤다.
   다섯째 날 개 운동과 놀이용 테니스 공을 만들고,
   여섯째 날은 개의 무병장수를 위한 약을 개발했다.
  그리고 일곱째 날, 하느님은 성경과 달리 안식을 누리지 못했다. 개와 산책을 나가야 했던 것이다.
                           --- [한국일보 2004-10-07 20:03]  [지평선] '개 공화국에서'---  

이 유머를 소개한 [한국일보] 기사에 의하면, (1) 동물의 권리와 보호의무를 헌법에 규정하고 있고, (2) 개도 부양가족으로 간주해 사육비용을 자녀 양육비처럼 세금공제 항목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3)  애완견을 승용차 안에 잊고 방치해 숨지게 한 주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할 정도다.

  독일에서 ‘개조심’ 팻말은 맹견 피해를 경고하는 것이 아니라 애완견을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일깨우는 것이라는 유머아닌 유머가 나돌고 있단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마다 서로 다른 애완동물 인식표를 전자 칩 방식으로 통일, EU 역내 여행 때 지니고 다니도록 의무화하는 '개 여권 제도'를 지난 2004년 7월에 도입했다고 한다.

  YTN뉴스( 2004.07.30 )에 의하면 최근에 서양에서는 하룻밤에 미국 돈 540 달러, 우리 돈으로 65만원이나 하는 '애완견 호텔'이 등장했다고 한다. 이 호텔에 투숙하는 애완견들은, (1) 개별 전문상담원과 건강 트레이너, 고급 화장품 등을 이용할 수 있고, (2) '식도락가 개'들을 위해서 반쯤 익혀 부드러운 맛을 제대로 살린 닭고기와 생선 요리, 햄버거 등이 룸서비스로 제공된다고 한다.

3. 개만도 못한 인간들(?)

  우리는 도대체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이해해야하는가?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지성과 이성이 발달하고 물질의 풍요를 구가하는 21세기를 사는 '지금'  '이 땅덩이'에서 매년 2000만명이 굶어서 죽어가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는 인간들을 지켜보면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개'가 하루밤에 65만원짜리 호텔에서 자며 특급 서비스를 받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한단 말인가? 이런 인력(개에게 배당된 전문상담원과 건강 트레이너이너)과 자금(하룻밤에 65만원)을 전세계에서 굶주려 죽어가고 있는 기아 퇴치를 위하여 사용하면 안 될까?  참으로 이상한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다.


4. 21세기에 굶주려 죽어가는 이들
   : 8억이 기아에 허덕이고 매년 2000만명 가량이 굶어서 죽어간다.
  
   1996년에 이미 많은 매체들이 전 세계 인구 가운데 1300만-1800만 명이 매년 굶어서 죽는다고 경고하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었다. (「서울신문」, 1996.1.1일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천년을 맞이한 현재의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6월 10일부터 로마에서 180개국 정상 또는 고위 대표들이 참석한 ‘세계 식량 정상회의(World Food Summit)’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새천년의 환희에 들떠있는 세계 인구 60억 명 중 약 13%인 8억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는 공식적으로 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조선일보」, 2002.6.8일자 인터넷판.)

  2003년 11월 24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공개한 <2003년 세계 식량 불안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1999~2001년사이에도 전 세계 기아 인구는 8억 4천 2백만 명으로 이중 개발도상국의 기아 인구는 7억 9천 8백만 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90년대 초 감소세였던 세계 기아 인구는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95년 이후 1천 8백만 명이 늘어났다고 한다. (「경향신문」, 2003.11.25일자 인터넷판)

  위의 <2003년 세계 식량 불안상황> 보고서에 의하면, 개도국에서는 1995~2001년 영양부족에 걸린 인구가 매년 450만 명씩 늘어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은 생산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만 이것을 굶주려 죽어가는 이들에게 배분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의 부족 때문이라고 꼬집고 있다.  (「한국일보」, 2003.11.26일자 인터넷판.)
  이 보고서를 통해서 보면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는 2002년에 비해서 2003년에는 4천 2백만 명이나 늘었고, 비율도 13%에서 14%로 늘어났다. 현재 아프리카에서는 4000만여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콩고의 경우 지난 5년간 330만 명이 내전으로 사망했으며, 유아사망률과 영양실조에 처한 아동 수는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동아일보」, 2003.5.28일자 인터넷판.)

  세계에서 가장 잘산다는 미국에서도 극빈층의 기아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의 시사 주간지 「네이션」에 따르면, (1) 미국 인구의 12%가량이 극빈층에 속하며 , (2) 끼니를 걱정하고 사는 인구가 3300만 명에 달하며, (3) 정부나 구호 단체의 식량 배급에 의존하고 사는 사람만도 2300만 명에 이르며, (4) 미국의 전국 시장협의회에 따르면 2002년에 긴급 식량 지원 신청자가 그 전해에 비해 전국적으로 19%가량 증가했으며, (5) 극빈층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세계일보」, 2003.8.18일자 인터넷판.)
  
   굶주림은 식량부족 때문이 아니고 소수 거대자본이 식량시장을 통제하기 때문이다. 『굶주리는 세계: 식량에 대한 열두 가지 신화』에 의하면,
  (1) 지구촌에 식량이 넘쳐나도 배고픈 사람들에게 분배되지 않으며,
  (2) 특정 국가에서 생산된 식량이 풍부해도 다국적 기업에 의해 수입된 남의 식량을 구매해야하고,
  (3) 자국은 굶주리면서도 식량을 수출해야하는 희한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책의 여러 저자들은 ‘식량이 충분치 않다’, ‘자연 탓이다’, ‘인구가 너무 많다’, ‘식량이냐 환경이냐’, ‘녹색혁명이 해결책이냐’, ‘자유시장이 굶주림을 끝낼 수 있다’, ‘미국의 원조가 굶주림 해결에 도움이 된다’ 등  열두 가지의 식량에 대한 일반인들의 논의가 모두 허구적 신화라고 지적한다. (프랜씨스 무어 라페 외 (허남혁 옮김), 『굶주리는 세계: 식량에 대한 열두 가지 신화』(서울: 창작과비평사, 2003). )

   우리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전 세계 인구의 14%가 기아에 굶주리고, 매년 약 2000만 명이 굶어죽어 가는 이런 세상에서 '식용 가능한 고기'를 개 통조림으로 낭비해도 되는 것인가?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은 , “헤겔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날 실재적인 것은 비이성적이며, 이성적인 것은 비실재적인 것 같다” 고 이야기한다.( 테리 이글턴 (김준환 옮김), 『 포스트모더니즘의 환상』(서울: 실천문학사, 2000), 14쪽.)   테리 이글턴의 이 지적은 매우 시사적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현실세계는 너무도 비이성적인 논리에 의해서 굴러간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5. 2000만명의 인간과 4억 마리의 개를 바꾸자!

  전세계에서 애완용 개는 총 4억마리로 추산되고, 이 가운데  5,000만 마리 이상이  미국에 있다고 한다. 물론 4억마리라는 것은 애완용 '개'의 수다. 애완용 '고양이' 등 모든 애완용 동물을 합하면 10억 마리 이상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애완용 개나 고양이에게 주는 각종 통조림이나 먹이들이 인간도 먹을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좋아하는 소나 돼지의 갈비는 서양인들이 좋아하지 않는 부위로 주로 애완용 동물의 통조림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4억마리의 개를 포함 거의 10억 마리에 달하는 애완동물을 키우기 위해서 통조림으로 낭비(?)되는 '식용가능한 음식(?)'을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돌린다면 한 해에 2000만명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기아에 허덕이는 8억명에게도 또 다른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애완동물로서의 개'가 아니라 '가축으로서의 개'를 식용으로 하는 사람들을 야만인이라고 비난하는 프랑스 여배우에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한 해에 2000만명이 굶어죽고 있는 우리의 지구촌 현실에서, 식용 가능한 고기들을 개통조림으로 낭비(?)하는 서구의 '애완견으로서의 개' 문화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당신은 2000만명의 굶어죽는 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2000만명의 '인간'이 굶어죽어 가는 현실에서 '식용 가능한 음식(?)'을 개 통조림으로 낭비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개만도 못한 사람'이 아닐까?  
                
                                         우실하 (홈페이지 www.gaonnuri.co.kr  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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