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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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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12-09-26 19:48:30  (조회수: 2850)
이 름    우실하
Homepage    http://www.gaonnuri.co.kr
제 목    학교 앞 술집에 대한 기억 그리고 ‘추억 만들기’ ([항공대신문] 1099호, 2012년 9월 3일자 <교수칼럼>)


[항공대신문] 1099호 (2012년 9월 3일자)  

<교수칼럼> 학교 앞 술집에 대한 기억 그리고 ‘추억 만들기’

                                                     우실하 (항공대 교양학과 )
1.
필자는 신촌에서 대학을 다녔다. 박정희 시대를 마감하고 대학의 첫 새내기가 된 80학번을 당시에는 ‘민주학번’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민주의 봄은 짧았다. 전두환의 등장으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신촌은 하루가 멀다 하고 최류탄으로 뒤범벅이 되기 일쑤였다.
  이틀이 멀다하고 친구들과 학교 앞 허름한 술집에 모여 세상의 모든 고민을 짊어진 지친 몸뚱이에 술을 부어댔다. 당연히 술값이 모자랐고, 돌아가며 학생증이나 시계를 맡겼다. 당시에 우리 과의 단골집이 ‘맛미집’이라는 곳이었다. 맡겨진 학생증과 시계는 한쪽 벽면에 처진 철사줄에 수도 없이 걸려 있었다. 나와 몇몇은 그 중에서도 단골이었다.

2.
  며칠 후에 외상값을 갚으러 갔다. 철사줄에 걸린 학생증과 시계를 이리저리 살펴보던 사장님은 “어제 갚았다.”면서 서랍에서 내 학생증을 건네주신다! “누가 갚았어요?” “왜 75학번에 졸업하고 00다니는 000선배 있잖아” “아 !” 이것으로 대화 끝이다. 다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이번에는 다른 친구의 시계를 걸어두고 간다.
   당시에 ‘맛미집’은 우리 과의 단골집이어서 졸업한 선배들도 자주 찾는 곳이었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어깨동무를 하고 최류탄을 함께 마시던 선배들은 졸업 후에도 가끔 단골집을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고 술을 사곤 했었다. 졸업한 선배들은 철사줄에 걸린 학생증을 뒤적여 얼굴을 아는 후배들의 외상값을 대신 갚아주고 가곤 했다. 수염 기른 놈은 나밖에 없었으니 금방 눈에 띄는 게 내 학생증이었다. 이름도 모르는 선배가 갚고 갔다고 학생증을 돌려받은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의 즐겁고 행복하고 조금은 미안하기도 한 그 기분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한 동안은 이런 전통들이 이어졌고, 나 역시도 받은 만큼은 돌려 준 것 같다.

3.
  항공대에 온 이후, 학교 정문 앞 거리가 내가 대학을 다니던 7080 거리 같아서 너무나 정겹게 느껴졌다. 예전 ‘맛미집’과 여러모로 비슷한 정문 앞 ‘돼지부속집’은 학생들과 자주 들리는 단골집이 되었다.
  몇 해 전부터 옛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 만들기’를 시작했다. 옆 자리에 항공대 학생들이 있으며, 소리 없이 그들의 계산까지 하고 가는 것이었다. 내가 계산했다고 알려주지 말라고 당부를 하지만, 눈치 빠른 녀석들은 금방 뒤따라 나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러면 “네가 졸업하거든 언젠가 한번은 여기에 와서 옆 자리의 얼굴모를 후배들이 마시는 술값까지 조용히 내고 가라.”고 당부를 한다. 자주 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8년차에 접어들었으니 받은 만큼 돌려주러 오는 학생들이 생기기 시작할 거다.
   학생들이 졸업하고도 일부러 찾아오고 싶은 학교 앞 술집이 하나쯤 생겼으면 좋겠다. 필자에게 얻어먹은 학생들 가운데 월급 받는 사람들은 이제 되갚을 때가 되어간다. 한번 얻어먹은 사람들은 꼭 한번은 사야한다. 그게 룰이라면 룰이다. 한 테이블에 4명이 있었다면 4배 장사(?)다. 행복한 릴레이가 가동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추억은 시간이 지나면 그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조금은 귀찮지만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글을 읽는 누군가가 동참한다면 그 역시 스스로 행복한 추억 만들기를 시작하는 것이다(끝).



 
장수현
교수님의 추억만들기에 동참하겠습니다^^ 본관에서 자주 인사들이는 대학원생입니다 2012/10/04 x  
  우실하 감사합니다. 동참하는 사람이 늘면 결과도 더 커지겠지요. 2012/10/09    
 
김재식
교수님께선 알려주지 말라고 당부하시지만 사실 주인분께서 다 말씀해주신답니다^^ 교수님께 '추억 만들기'의 대상이 되어 본 경험이 있는 학생입니다. 2012/11/01 x  
  우실하 하하하 그렇군요!!! 2012/11/07    
 
johnansaz
jShHuYUVOhA 2022/04/11 x  
 
johnansaz
FFhbIsxjvNTsM 2022/04/19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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