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누리홈 우실하 소개 전통찻집 가온누리 일죽화랑 가온누리 사랑방 일반자료실, 사진과 각종 자료 저서안내 논문안내 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고대사 사진자료 삼태극 사진자료 태양조 사진자료

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Total : 182, 10 / 10 pages login join  

날 짜    2002-06-14 01:12:07  (조회수: 3492)
이 름    admin
제 목    문화적 강도(?)와 이땅의 어머니들


길을 가다가 강도가 "너 목숨을 내놓을래? 지갑을 내놓을래? " 라고 칼을 들이댄다면, 우리는 어느 누구도 이런 상황에서, "아 ! 나는 목숨을 내놓을 수도 있고, 지갑을 내놓을 수도 있는 선택지가 주어져있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강도란 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지극히 제한된 선택지(목숨 아니면 지갑) 가운데 어떤 것을 강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행위의 선택지가 제한되지 않고 열려있다면 그는 이미 강도가 아니다. 예를 들어 강도가 "너 목숨을 내놓을래? 지갑을 내놓을래? 아니면 그냥 갈래? "라고 한다면 그는 이미 강도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이 땅의 어머니들은 '절대 음감'이 발달하는 5세 전후의 아이들에게 "너 피아노를 배울래? 바이올린을 배울래? "라고 친절하게 아이들의 의견을 물어본다. 그러나 문화종속에 관심이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런 질문을 던지는 민주적이고 자상한 이 땅의 어머니들은 모두가 강도(?)다. 아이들에게 제시하는 선택지에는 우리의 음악이나 악기는 처음부터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머니가 제시한 제한된 선택지 가운데서 어떤 것인가를 선택할 뿐이다. 그 아이들은 강도(어머니) 앞에서 목숨과 지갑(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사이에 놓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는 행인(어린이)과 똑같은 입장인 것이다.

필자는 왜곡되고 종속적인 문화구조에 의해서 구조적으로 제한된 선택지가 강요되는 사회적 상황을 '문화적 강도'라고 부른다. 물론 그것이 제한된 선택지라는 사실은 문화를 비판적으로 읽어내기 전에는 좀처럼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당연시된 지식'의 형태로 존재하는 이데올로기인 것이다.

이런 '문화적 강도'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생활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다. 한복은 하나도 없는 옷장을 열고 "오늘은 어떤 옷을 입을까?"하고 자유롭게(?)고민하는 사람이나, 국악음반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을까?"하고 음반을 뒤적이고 있는 이는 이미 자유로운 존재가 아니며 그의 등 뒤에는 보이지 않는 문화제국주의의 날카로운 비수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 비수는 우리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런 비판 없이 일상적인 삶을 반복하고, 그 반복을 통해서 종속적인 우리의 문화 구조는 다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새 천년 벽두부터 우리들의 등뒤를 잘 살펴보자. 혹시 그 칼날의 섬광이 보이나 !

-- 우실하 --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목록보기 답변달기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copyright © 1989-2006 가온누리. All rights are reserved.
admin 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