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누리홈 우실하 소개 전통찻집 가온누리 일죽화랑 가온누리 사랑방 일반자료실, 사진과 각종 자료 저서안내 논문안내 우실하의 시사문화펀치 고대사 사진자료 삼태극 사진자료 태양조 사진자료

우실하의 논문 및 발표글

필자의 각종 연구자료를 공개합니다. 이는 우리문화에 관한 고민과 새로운 방향 찾기를 여러분과 함께하기 위함입니다.
일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글도 있으니 이 자료를 인용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먼저 필자에게 연락바랍니다.
자료 다운로드가 되지 않을 경우, IE의 도구>옵션>고급>에서 URL 주소를 UTF-8로 보냄을 uncheck하세요.


    Total : 124, 4 / 9 pages login join  

날 짜    2002-07-03 21:20:06  (조회수: 5252)
이 름    admin
다운로드 #1    korea.hwp (30.3 KB), Download : 198
제 목    동서양의 융합은 가능한가(1999)




"동서양의 융합은 가능한가" (고려대 대학원신문, 1999.5.3)  

---------------------------------------------------------------

고대 대학원신문(1999, 5, 3일자)
동·서양의 문화적 융합은 가능한가?
                              우실하 (사회학박사, 연세대, 홍익대, 항공대 강사)

1. '문화적 문법'과 '문화적 산물'

3-4살 된 아이들이 축구나 야구경기를 보면 경기의 규칙을 모르기 때문에 아무런 재미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축구ㆍ야구 경기는 인간 정신의 문화적 산물이며,  그 문화적 산물에는 그것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문화적 문법이 있기 마련이다. 축구나 야구 경기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그 문법을 알아야만 한다. 축구 경기를 야구의 문법을 가지고 바라보아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일 것이다. 문화적 문법을 알지 못한다면 그 문화의 산물들은 이해될 수가 없다.

근ㆍ현대 세계문화사에 있어서 최대의 비극은,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한 서구의 문화적 문법을 통해서 동양이나 기타 제3세계의 문화를 바라보고 비하·왜곡해온 '문화적 마녀사냥'이라고 할 수 있다.

2. 무엇이 문제인가?

세계 문화사는 서로 다른 문화의 만남과 습합을 통해 변형되어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한 문화가 다른 문화를 힘으로 정복할 때에, 정복당한 문화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서로 다른 문화가 스스로의 문화적 기반을 확고히 한 상태에서 만나고 융합될 때 서로의 장점을 흡수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였다.

  21세기는 흔히 '문화의 시대'라고들 한다. 또한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서구 문화의 비판적 수용'은 이제 듣기만 해도 지긋지긋한 위정자들의 구호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우리들이 과연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우리의 문화적 기반을 확고히 한 상태에서 서양 문화의 장점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들은 제도교육과정을 통해서 우리 문화가 형성되고 변형되어 온 우리의 문화적 문법에 대해서 아무 것도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 문화의 구체적 산물로서의 전통 음악은 그것이 만들어지는 규칙ㆍ문법ㆍ원리가 있기 마련이다. 이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1) 전통 음악을 재미있게 듣는다는 것도, (2) 전통 음악을 창조적으로 계승한다는 것도, (3) 서양 음악을 비판적으로 수용한다는 것도 모두 불가능한 것이다.  

음악에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만약 어떤 음악의 문법ㆍ원리ㆍ규칙이 보편적인 것이라면, 글자그대로 그런 문법은 세계의 모든 음악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보편성을 가장한 특수성'일 수밖에 없다. '보편성을 가장한 특수성'이 당연시되고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바로 '문화적 헤게모니'이다.

만일 음악에 보편성이 있다면, 그 보편성은 우리의 전통 음악이나 서구의 음악뿐만이 아니라 아프리카 원주민의 음악에도 모두 담겨져 있는 것이어야 한다. 서구의 음악에만 있는 '어떤 것'을 보편적인 것으로 보고, 이런 보편성이 결여된 '원시 음악'(?)에서 서구 음악처럼 '보편성이 있는 음악'(?)으로 '발전 혹은 진화'(?)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것은 잘못이다. 서구의 음악에만 나타나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고 어떠한 찬사를 받든 간에 음악의 '보편성'과는 상관없는 '특수성'일 수밖에 없다.

비서구 사회에는 없는 '서구적인 어떤 것'을 이식하는 것을 '발전'ㆍ'진보'ㆍ'진화'라고 보아온 것이 이제까지의 정체성 없는 '근대화론'이었다. 그 결과 세계 문화가 중심국의 문화와 동질화되어가고, 동양이나 제3세계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부분들이 그 문화권 내에서 만들어진 그들만의 특수성이다. 특수성이 아닌 보편성이라면 글자그대로 어느 문화에나 이미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특수성은 각 문화의 독특한 '문화적 문법'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각기 다른 문화적 문법으로 만들어진 세계각국의 다양한 문화적 산물들을, 서구의 문화적 문법을 통해서 바라볼 때 해석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서구인들이 동양의 문화를 바라보고 '비합리적'ㆍ'비과학적'ㆍ'신비적'이라고 보는 것은, 그들의 문화적 문법으로는 해석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우리의 시각으로 해석되지 않는 서구 문화의 산물들을, 우리가 미쳐 이루지 못하여 결여하고 있는 '발전된 것'ㆍ'진보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서구의 시각에서 동양을 바라보고 신비적ㆍ비과학적ㆍ비합리적이라고 비판하고 왜곡하는 시각이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가 말하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다. 곧 '서구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왜곡된 동양관'이라고 할 수 있다.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은 단지 서구인들의 동양에 대한 시각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들 스스로도 오리엔탈리즘에 길들여져 있다. 스스로가 스스로의 문화에 대해서 '낯설어하고', '부끄러워하며', 몇 천년을 이어온 스스로의 문화가 해독되지 않는 '문화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어느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왜곡되고 종속적인 우리 교육의 탓이며,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민지 지배를 통해 문화적 단절을 경험한 제3 세계의 공통적인 비극이다. 그렇다고 '제2 건국'의 21세기를 여전히 '서양 닮아가기'ㆍ'서양 뒤에 줄서기'로 맞이할 것인가?

3. 동도동기론(東道東器論): 진정한 동·서양의 만남을 위한 전제

종속된 문화 상황을 해체ㆍ극복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자신의 문화 텍스트를 그것이 만들어지고 형성되어온 문화적 문법으로서의 사상과 문화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인식 전환이다. 동양의 문화적 문법 곧 '동도'(東道)의 시각에서 동양의 문화적 산물들 곧 '동기'(東器)를 해독하는 것을 필자는 '동도동기론'이라 부른다.

여기서 말하는 '동도동기론'이라는 개념은 서양 문화와 직접 접하게 된 개항기에 중국ㆍ한국ㆍ일본 등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중체서용론(中體西用論: 중국)ㆍ동도서기론(東道西器論: 한국)ㆍ 화혼양재론(和魂洋才論: 일본) 등의 언어 구성의 틀을 빌어 온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개념 사용법에서 가치 판단을 모두 제거하고, 문화적 산물을 기(器)로 그 텍스트를 구성하는 문화적 문법을 도(道)라고 부른다. 곧 '동도동기론'이란 동양 문화의 텍스트를 동양의 시각ㆍ사유 체계를 통해서 해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은 동양의 문화 텍스트를 서양의 시각ㆍ사유 체계를 통해서 해독하는 서도동기론(西道東器論)에 빗대어 볼 수 있다.

'문화적 산물'(=器)에서 그것이 만들어지고 변형되어 온 구성 원리ㆍ사상적 토대로서의 '문화적 문법'(=道)을 분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동도동기론'은 동양의 문화를 해석하는 정당한 인식틀로서 하나의 '인식 지평'을 형성하고, '서도서기론'은 서양의 문화를 해석하는 정당한 인식틀로서 또 다른 하나의 '인식 지평'이다. 현대 해석학자 가다머(H. G. Gadamer)에 의하면, "자기 자신의 특이성과 대상을 보다 높은 일반성에로 고양시키는 것"이 '지평 혼융(Fusion of Horizons)'이다. 동ㆍ서양의 서로 다른 문화를 그들의 세계관과 구성 원리에 입각해서 이해하고 난 뒤에야 '더 높은 일반성에로의 고양'인 참된 '지평 혼융'이 일어날 수 있다.

동·서양 문화의 진정한 지평혼융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리엔탈리즘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스스로의 문화가 낯설기만 한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아니 어쩌면, 힘의 논리에 입각한 문화적 단절을 경험한 대부분의 제3세계에서도 불가능하다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 문화를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봉건적 유산이나 미신으로 보는 한, 진정한 동·서 문화의 지평혼융은 요원한 것이다. 참된 동·서양 문화의 지평혼융을 위해서는 우리의 문화를 우리의 시각에서 재대로 이해하는 정당한 인식틀을 굳건히 회복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인 것이다. (끝)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목록보기 답변달기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copyright © 1989-2006 가온누리. All rights are reserved.
admin 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