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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실하의 논문 및 발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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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짜    2002-07-03 21:18:50  (조회수: 3891)
이 름    admin
제 목    우리 문화의 정체성 찾기(1998)


"우리 문화의 정체성 찾기" (항공대신문, 1998.9.14)
     기획-세계문화 홍수 속의 문화 주체성 확립

우실하 사회학 박사

1. IMF 시대의 애국자들(?)
이제까지 외국어 투성이로 범벅이 된 상표나 제품명은 우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이었다. 그러나 IMF 상황을 맞이하면서 (1) 비록 외국어로 써있지만 '순수 국내 상표'임을 강조하고, (2) 보기에는 외국 제품 같지만 사실은 로얄티를 하나도 물지 않는 '순수 국산품'임을 강조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제까지 외국의 거대 다국적 기업에 빌붙어 이익을 챙겨오던 국내 기업들도 앞을 다투어 '독립'을 외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 것일까? 어려운 국난의 위기를 맞아 그 동안에 이윤추구를 위해서 민족을 배반했던(?) 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일까? 아니면 민족 감정을 이용해서 또 다른 이윤을 창출하려는 자본가의 책략인가? 과연 그들이 IMF라는 상황을 만나지 않았어도 이런 '애국자로의 변신'을 하였을까?

만일 이러한 변신이 IMF라는 상황 때문이었다면, IMF 이전에는 왜 이러한 변신이 불가능했을까? 이 모든 것이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추악한 자본가들 때문일까? IMF 이전에 외국어 범벅이 된 상표나 제품을 마치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신분의 상징처럼 비싼 값을 주고 소비하던 우리들은 이런 흐름에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인가?

각도를 달리해서, IMF 시대의 애국자들(자본가+소비자)이 경제가 회복되어도 남아있을까? 필자는, 2-3년 아니 비관적으로는 10년 뒤에 경제가 회복되면 이런 애국자(?)들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기준과 가치가 서구의 잣대로 재단되는 우리의 종속적이고 왜곡된 문화 현실이 바뀌어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스로의 문화철학을 토대로 스스로의 가치와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2.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과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문화적 전통과 사유체계를 달리하는 서구인들이, 처음 접하는 동양의 문화를 해독하지 못하고 '수수께끼' 취급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우리가 우리 문화에 대해서 '수수께끼' 취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의 문화가 단절되어서가 아니라 그 동안에 길들여진 서구적 시각에서 우리문화를 바라보는 왜곡되고 종속적인 인식틀 때문이다. 이런 인식틀이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가 이야기하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저서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은 동양과 서양이라는 차별적 이분법에 입각한 서구 중심적인 '동양관'과 '의미작용의 질서'가 형성된 역사적 과정과, 현대사회에서 그것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곧, 우리들에게 '서양적'이란 '합리적, 이성적, 논리적'인 것을 의미하고, '동양적'이란 '비합리적, 비이성적, 비논리적, 신비적'인 것을 의미하는 하나의 '기호'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기호들로 가득 찬 '언설/담론'들이 아무런 비판 없이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당연시된 지식'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에게 너무도 당연하게 자리한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을 해체하는 것은,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를 푸는 일보다도 더욱 시급한 일이다. 이제 우리들에게 '당연시된 지식'의 형태로 행사되는 지식-권력인 서구적 가치의 정당성을 의심해보고, 그 인식론적 근거를 해체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문화적 주체성을 가꾸어가야 한다.

해방이후 실로 반세기만에 맞이하는 우리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호응을 또 다시 '서구 닮아가기'로 낭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리엔탈리즘의 인식론적인 근거를 해체하고 새로운 문화철학을 정립해야 하는 의무가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에게 짊어져 있는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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