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계곡 입구에서 삼화사로 올라가는 산길을 그린 그림입니다.
전날 눈이 아주 많이 와서 아침 일찍 캠버스를 메고 산길을 올라 아무도 없는 조용한 산길에 자리를 잡고 하루종일 그림을 그렸지요. 눈이 오지 않을 때는 그저 평번한 산길이었지만, 눈이 오고 난 뒤의 이곳은 도를 찾아 떠나는 머나먼 구도행의 길 같이 느껴졌었지요. 멀리 언덕 너머로 산길을 계속가면 삼화사에 소속된 암자가 하나 나온답니다.
이 암자로 가시던 스님 한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밤에는 불을 지피며 언 동태를 장작불에 구워먹고 스님이 담그셨다는 더덕 술도 몇 잔 얻어먹었지요. 어제 같은데 벌써 17년 전이네요.
